연습용


귀멸의 칼날(鬼滅の刃, 2019)작품 리뷰-클래식 by 리쿤

2019 10 8 귀멸의 칼날(鬼滅, 2019)

 

 나는 긴 시리즈물을 진득하게 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성격이 급한 탓인지 tv애니메이션 특유의 질질 끄는 전개를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보질 못한다. 그래서 같은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들 극장에서 상영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tv애니메이션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주 가끔 젝팟처럼 터지는 괜찮은 tv애니메이션이 일 년에 한 두 작품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에 대해 글을 써보자 한다.

 ‘귀멸의 칼날(鬼滅, 2019)’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사냥꾼에 대한 이야기이다. 괴물과 사냥꾼의 이야기는 아주 흔한 이야기이다. 그 만큼 익숙한 장르이기도 한데, 익숙한 만큼 작품은 괴물과 사냥꾼이외에 다른 요소들로 매력을 어필해야 할 것이다. 과연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주목받게 되었는지, 다른 이야기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귀멸의 칼날(鬼滅, 2019)’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가족과 함께 산속에서 살고 있는 카마도 탄지로는 가난하지만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은 탄지로의 가족을 습격해 무참히 살해하고, 살아남은 여동생 네즈코는 귀신의 피를 삼키고 귀신이 되어버린다. 하룻밤 사이 모든 가족을 잃게 된 탄지로는 네즈코를 다시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 그리고 가족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귀신 사냥꾼이 되어 여행을 시작한다.

 

클래식

 ‘귀멸의 칼날(鬼滅, 2019)’의 구성은 매우 클래식하다. 귀신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이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동생과 가족의 복수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구성은 굉장히 흔한 서사이다. 소년만화 잡지에서 연재되니 만큼 뻔한 시작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리라는 것 또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소년은 열심히 수련을 해서 힘을 얻을 것이고 차례 차례 강한 적들과 싸우는 와중 강해질 것이며, 결국에는 최종 악당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 이렇게 뻔히 예상되고, 또 그렇게 진행되고 있는 귀멸의 칼날(鬼滅, 2019)’은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왜인가?

 주인공 탄지로의 여행은 꽤나 잔혹하다. 귀신에게 온 가족을 살해당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귀신이 된 여동생 네즈코를 등에 짊어지고 떠나는 탄지로의 여행길은 시작부터 명암이 아주 짙다. 비극으로 시작한 이야기이니 만큼 분명히 스트레스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아주 정석적인 소년만화의 서사를 밟아나간다.

 도입은 분명히 스트레스 가득하게 시작했지만, 진행은 무척 평온하다. 탄지로는 기인을 만나 수련을 하게 되고, 차례차례 적들을 물리쳐나간다. 그리고 죽어가는 귀신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고 탄지로는 연민한다. 이 만화의 서사는 이러한 시퀀스의 반복이다.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는 귀신을 보여주고 화려하게 싸운 뒤 연민한다. 마치 매운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을 번갈아서 먹듯 이 만화의 호흡은 꽤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귀신에게 온 가족을 살해당한 탄지로가 어떻게 귀신에게 연민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은 소년만화라는 장르에 묻혀 잊혀지며, 주인공의 성질로 하여금 이야기의 빈틈을 성실히 메꿔낸다.

 이 만화를 끌어가는 것은 단연 주인공 탄지로이다. 비극적 상황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탄지로는 아주 고전적인 소년만화 주인공에 가깝다. 아주 옛날 소년만화들이 그러했듯 아무 까닭 없이 정의를 부르짖고 실현해 왔다. 하지만 세상은 까닭 없는 정의를 악과 구별하기 시작했고, 복잡한 말들로 소년만화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정의를 납득시키기에 급급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만화는 복잡한 말을 하지 않는다. ‘가족을 지킨다.’ ‘복수두 가지의 목표만을 가지고 움직이는 탄지로는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탄지로가 귀신에게 비추는 연민은 그를 좀 더 올바른 정의의 편으로 만들며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줌과 동시에 앞으로 있을 싸움에 그의 연민이 위기가 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하며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야기와 인물의 플롯을 단순히 함은 이 만화의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하지 않게 함에 크게 기여한다. 귀신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야기이니 꽤나 잔인한 묘사들이 많이 나와 과도해질 수 있는 스트레스를 단순한 플롯으로 억제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정석적인 주인공에 비해 주변인물들은 다채로운 모습을 하고 있으니, 근성일면도의 주인공 이외에 볼거리도 점점 풍부해진다.

 

 26부작으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까지는 잘 보았다. 하지만 영웅의 탄생과 성장은 어느 작품을 보더라도 보장된 재미를 가지고 있으니,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과연 이 작품은 이후에도 반복되는 시퀀스로 지루함을 가져올지 아니면 조금 더 변칙적인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일 것이다.

이 작품이 더욱이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영상도 한 몫 할 것이다. 탄지로가 귀신과 싸우는 다수의 액션들은 매우 공들여 만들어져있다. 이 액션만으로도 이 작품은 감상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액션만으로는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것처럼 귀멸의 칼날(鬼滅, 2019)’또한 액션과 이야기 모두를 잡으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