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조커(Joker, 2019)영화 리뷰-프리퀄 현대무용 조커 by 리쿤

2019 10 03 조커(Joker, 2019)

 

 dc유니버스 영화의 망조가 가득한 가운데, 코미디 감독 토드 필립스의 조커(Joker, 2019)’가 개봉했다. 작품성이야 이미 해외에서 많이 입증된 부분이니 안심하겠는데, 과연 이 영화가 dc유니버스의 새로운 빛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Joker, 2019)’는 배트맨의 숙적으로 유명한 악당 조커의 탄생에 대해 다룬다. 다크나이트(2008)에서 전설적인 조커 연기를 보여주었던 히스 레져가 작고한 이래로 조커라는 캐릭터는 배우들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된 듯 보인다. 과연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고, 토드 필립스가 만들어낸 조커는 어떠한 모습인가.

 

 영화 조커(Joker, 2019)’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랙(호아킨 피닉스)’는 코미디언이 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폭력적인 세상은 그를 점점 구석으로 내몰고, 남의 비극이 희극이 되는 부도덕한 세상에서 아서는 점점 미쳐가며 자신만의 코미디를 완성시키려 한다. 과연 그는 모두를 행복 하게 할 수 있는 희극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프리퀄

 조커는 꽤나 인상적인 캐릭터이다. 자신만의 선과 악을 구분 짓고 그 기준점에 의해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악당들에 비해 조커는 좀 더 근본적인 충동으로 움직인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조커는 어찌 보면 가장 인간답게 살고 있는 캐릭터인 것이다. 인간의 충동은 언제나 정의로운 것은 아니기에 충동에 의지하고 자유로운 악당인 조커를 우리는 부러워하며 좋아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조커(Joker, 2019)’는 조커의 탄생비화를 그린다. 슈퍼맨도 배트맨도 없는 가장 현실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아서 플랙이 조커가 되기까지의 일화를 그리는 영화는 꽤나 몰입감 있게 펼쳐진다. 다만 이 몰입감은 쫄쫄이를 입은 히어로가 등장하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히어로 영화를 보며 생각하는 정의가 현실에서는 위선으로 비춰짐을 우리는 어렴풋이 느끼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서 플랙의 세상은 슈퍼 히어로의 세상 보다 더 절실하게 공감되는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서 플랙의 외로움에 몰입하게 된다.

 ‘조커(Joker, 2019)’다크나이트(2008)의 조커의 프리퀄이라는 인상이었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자면 다크나이트 조커의 메멘토 혹은 식스센스정도 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커의 혼돈을 가장 잘 담은 다크나이트의 조커만큼이나 토드 필립스의 조커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으니 말이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올곧게 지침 삼지는 않았겠지만 어떠한 진리는 모든 것을 관통하듯 두 조커가 일선 상에 놓인 듯 보이는 것은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그 조커의 이상향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리라고 생각한다.

 다크나이트(2008) 조커의 그림자가 영화 속에 아련히 드리우니, ‘조커(Joker, 2019)’는 크리프토퍼 놀란의 그림자를 비켜 갈 수 없다. 심지어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정신 이상자를 그리는 방법이 메멘토의 그것과 비슷하니 더욱이 연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무용

 크리스토퍼 놀란의 캐릭터를 메멘토의 형식을 빌려 조커의 탄생신화를 만들어낸 토드 필립스는 조커의 이상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춤을 이용한다. 작중 아서 플랙의 감정은 춤으로 표현된다. 그는 광대로서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춤을 추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려 춤을 추고, 폭력을 통한 자기 확인의 희열을 표현하려 춤을 춘다. 이러한 춤사위는 호아킨 피닉스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통해 강렬하게 묘사된다. 우리는 그의 무의미한 춤 동작들을 보며 말로 표현 못 할 그의 감정상태를 간접적으로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조금 답답했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직접 말로 전달 할 수도 있으며, 음악, , 요리를 통해서도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다. ‘조커(Joker, 2019)’의 감정 전달은 춤으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은 어떠한 기교도 가식도 없는 그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공연이다. 이러한 춤사위는 조커만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카메라와 더불어 그가 어떠한 상태인지를 완벽하게 묘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어떠한 서스펜스도 없이 그저 조커만을 일편단심으로 쫓는 것은 필요하지만 답답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버드맨(2017)또한 카메라가 열심히 주인공을 쫓아가지만, 완벽하게 주인공만을 쫓지는 않는다. 주인공을 쫓던 카메라는 어느새 주변인물들을 비추다가 다시 주인공을 비추며 주인공이 빠진 상황을 다면적으로 표현하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조커의 카메라는 정말로 올곧게 아서 플랙만을 비춘다. 이러한 방법이 외로움에 치를 떠는 아서아서의 괴멸적인 인간관계’ ‘정신이상자로서의 아서같은 자폐된 조커의 모습을 비추는 방법으로 선택되었다면 훌륭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답답한 카메라는 이 영화의 단점이지 장점이 된다. 조커의 무의미한 춤사위에 감정의 무언가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아주 훌륭한 걸작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 춤사위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저 아무 이야기도 없는 낙서장같은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커

 영화의 이야기는 아서 플랙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평범한 사람인지에 대해 말한다. 일생의 커리어가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꿈을 먹고 살아야 하는 고달픈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지점을 지나는 조커(Joker, 2019)’는 사실 조커라는 캐릭터가 없었으면 주목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쩌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아서 플랙조커라는 악당으로 변모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어서이다.

 누구나 힘들고 지치는 세상이다. 세상은 힘내라 말하지만 떨쳐낼 수 없는 무기력은 바로 세상으로부터 나온다. 무기력에 조금씩 갉아먹혀 사람들은 점점 미쳐간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편린을 sns에서 볼 수 있었다. sns의 관심에 미쳐 광대 같은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자, 보다 쉬운 인정을 받기 위해 좋아요에 미쳐 광대놀음에 미쳐가는 사람들이 즐비한 세상이다. 심지어 이러한 광대놀음이 부자로 만들어주는 시대이니 얼마나 이상한 세상인가. 이러한 농담같은 세상을 제대로 꼬집는 영화가 바로 조커(Joker, 2019)’라고 생각한다. ‘아서 플랙은 인정욕을 쫓아 괴상한 농담같은 세상을 사는 우리들의 초상일 수 도 있는 것이다.

 아서 플랙는 이런 저런 곳에서 안정을 찾으려 노력한다. 직업과 가족과 친구와 심지어 상담사를 찾아가서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병들고 나약한 아서 플랙에게 세상은 더욱 가혹하다. 고통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은 이전 히어로 영화의 서사와 비슷하다. 하지만 영웅들이 정의로의 승화로 환희를 맞이한다면, 조커의 고통은 광기로의 승화로 환희를 맞이한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서 신선함을 느낀다면, 분명 같은 상황에서 악당이 된 아서 플랙이 인간적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영웅이 되기보다 악당이 되기 쉬운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또 한 번 우리나라 영화심의에 의문이 남게 되었다. 아서 플랙의 모습은 힘든 일을 겪은 평범한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담지 않았는가. 그리고 벌어지는 범죄와 환희의 순간이 너무나도 멋지기에 시계태엽 오랜지와 마찬가지로 19세로 분류해야 하지 않은가 싶다. 영상의 폭력성은 무시 한 채 적나라한 섹스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19세 영화로 분류되지 않는 것인지 참으로 아이러니 할 뿐이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대 잔치였다. 사실 조커라는 캐릭터를 모르고 본다면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니 말이다.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호아킨 피닉스의 소름끼치는 전달력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보았던 토드 필립스 감독의 듀 데이트(2010)’은 정말 최악이었지만, ‘조커(Joker, 2019)’는 재미있었다. ‘조커(Joker, 2019)’이전 작품의 워 독(2016)’이 괜찮다는 평이 이래저래 들려오는데 한번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코미디 영화인 듀 데이트(2010)’에서 조커(Joker, 2019)’의 편린을 찾겠다는 생각 자체가 좀 안일했던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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