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테이크 온 미(Love, Chunibyo & Other Delusions! Take on Me, 2018)영화 리뷰-중2병 도피 by 리쿤

2019 6 17 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테이크 온 미(Love, Chunibyo & Other Delusions! Take on Me, 映画 中二病でもがしたい-Take On Me-, 2018)

 

 어린 시절 나에게 어머니는 하루에 천원의 용돈을 쥐어주었다. 나는 천원을 들고 무엇을 할지 항상 고민했다. 천원이면 과자는 두 봉지였고, 오락은 5판 할 수 있었으며, 만화책은 3권을 빌려 볼 수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항상 만화책을 3권 빌린 후, 남은 백원으로 알사탕을 하나 사먹었었다. 만화를 사랑하는 나의 삶은 계속되었고, 중학교 시절 속칭 오타쿠라고 불리는 부류의 인간이 되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화에 대한 열정은 식어갔지만, 애니메이션과에 갈 정도로 만화에 대한 애정은 꽤 뿌리 깊었다.

 ‘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테이크 온 미는 시즌2 까지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오타쿠문화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편이나, 속칭 모에라고 불리우는 오타쿠 특유의 감성은 나이를 먹고 보니 조금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The Disappearance Of Haruhi Suzumiya, 2010)과 같이 오타쿠 요소의 부담을 뛰어넘는 재미를 가진 작품도 있었기에, 심심하던 차에 한번 보기로 했다. 과연 이 영화는 현재의 오타쿠 문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 줄 수 있는지 한번 보도록 하자.

 

 영화 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테이크 온 미(Love, Chunibyo & Other Delusions! Take on Me,)’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타카나시 릿카토가시 유타두 사람은 연인관계이다. 중학생 시절의 허세성 자아도취의 기행인 속칭 2을 가진 소녀 릿카의 기행에도 불구하고 유타는 그녀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릿카의 언니 타카나시 토카는 이탈리아로의 이민을 릿카에게 제안하고, 토카를 설득시킬 방법이 없는 릿카는 유타와의 도피행을 선택하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은 원하는 바를 이루고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2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2이라는 요소 일 것이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거의 대부분이 중2병 시절의 흑역사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반면, 아직도 중2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소녀 릿카의 존재는 그들에게 흑역사를 되새기는 아픈 손가락이 된다.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중2병 소녀 릿카의 기행과 그 친구들의 반응을 즐기는 것이다. 단순히 에피소드의 발랄함을 즐기는 것도 감상하는 자세의 한 부류이겠지만, 나는 이 작품의 중2병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중2병은 보통 현실에 불충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의 청소년들은 어중간함에 불만을 느끼게 되면서, 더 나은 망상세계의 자신을 꿈꾸며 2의 기행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2병의 기행은 타인과의 제대로 된 관계와 인격의 성숙함을 통해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그렇다면 18살이 되도록 중2병에 빠져있는 소녀 릿카는 어떻게 설명되는 것인가.

 작품은 중2병에 빠져있는 소녀 릿카의 캐릭터를 원동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작품의 특이점이 되는 릿카의 중2병에 대해 설명하는데, 릿카의 중2병은 그녀의 과거로부터 나온다. 어린 시절 불치병으로 아버지와 사별한 릿카는 자상했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힘들어하지만, 잦은 출장으로 집을 비워 둘 수밖에 없는 어머니는 그녀를 돌봐 줄 수 없었다. 그리고 병세로 힘들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봐 온 릿카는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내온 것이다. 이러한 과거를 가진 릿카의 현실로부터의 도피처가 2인 것이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선택한 릿카는 중2병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지만, 반대로 성장하지 못한 아이의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녀는 우산을 무기랍시고 들고 다니며 호기심과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18세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 보통은 릿카같은 사람들을 보면 으레 피하기 마련이지만, 릿카의 주변 세상은 엄청나게 상냥하다. 그녀의 음울한 과거와 대칭되듯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세상은 상처 많은 그녀에게 치유가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마지막 사건은 릿카의 다정한 세상을 파괴하려 한다. 그리고 그녀는 이 사건의 해결법으로 도피를 선택한다.

 

도피

 릿카의 강제적인 해외 이주계획과 마주하게 된 릿카와 유타는 친구들의 조언과 등 떠밀기에 힘입어 도피행을 떠난다.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서 도망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이라 이들의 대책 없는 도피행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그리고 현실의 문제회피로 해결하려는 이 여행의 근간은 릿카의 캐릭터와 맞물려 꽤나 재미있는 부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릿카는 아버지의 죽음과 고독에 의해 마음이 병든 소녀이다. 릿카는 병들고 지친 현실을 2이라는 환상 속 세상으로 회피함으로 버텨왔으며, 유타와의 만남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고 있다. ‘2으로 대표되는 릿카의 중심에는 회피라는 요소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릿카의 도피행각은 그녀가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가장 어울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타와의 관계로 조금씩 변화한 릿카는 문제를 회피로 일관하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나름대로 이야기의 끝맺음을 완성시킨다.

 릿카와 유타는 도망친다.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를 앞두고 두 사람은 도망을 선택하는데 이상하게도 이 도피행은 도망이라기보다 짧은 여행에 가깝다. 두 사람은 여행길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몇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마주한다. 이 지점부터 영화는 러브코메디의 성격을 띈 로드무비가 된다. 그리고 로드무비의 마지막이 항상 변화로 끝을 맺듯, 두 사람의 여행길의 마지막은 변화된 두 사람으로 마무리 된다.

 관계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새로운 관계로 회복하는 이야기가 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의 중심인 것이다.

 

 나름 재미있게 봤다. 이야기가 그리 자극적이지 않고 러브코미디에 가까운 터라 오타쿠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즐겨봄직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캐릭터의 자세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시즌2개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만 알 수 있기에 tv시리즈를 보지 않고 영화로만 접한다면 그리 좋게 느끼진 못할 것도 사실이다.

 오리지날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번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6/20 14:47 # 답글

    읽다보니 저건 중2병보다는 심리치료가 시급한 아이같은데;;
    저걸 중2병이나 흔한 청소년 생채기라고 넘어가다가, 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상처가 지워지지 않으면 이제 거기서부터 불량어른이 만들어지는 거죠.
  • 포스21 2019/06/20 16:50 # 답글

    몇년전에 tv 방영시 1편만 본 , 그거 군요. 의외로 인기가 있었나 봅니다. 극장판까지 나오는 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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