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사기극 진실 by 리쿤

2019 5 30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

 

말을 잘한다는 것은 꽤나 엄청난 능력이다. 모두가 개인 미디어를 간단하게 창작 해낼 수 있는 시대에 말을 잘한다는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컨텐츠의 질과는 상관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이 된다. 실제로 유튜브의 많은 영상들은 텔레비전에서 연일 보도되는 평범한 뉴스들과 스포츠 신문에서 뱉어대는 가십기사들을 조리 있게 읽어내고 의견을 덧붙이기만 한 영상들뿐이지 않은가. 그 영상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컨텐츠의 질이 아니라 그저 말솜씨의 창조력에 의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솜씨는 이렇게 재창조의 능력을 가지게 되며 현대 사회의 중요한 능력으로 손꼽히게 된다.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1970년대의 사기꾼들의 이야기이다. 매체의 발달로 말솜씨가 고평가가 되는 현대와는 달리 조금은 원시적인 매체들을 가지고 있는 1970년의 세상에서 사기꾼들은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곤 했다. 과연 이 영화가 보여주는 1970년의 사람들을 매혹하는 말솜씨는 무엇이었을지 살펴보자.

 

영화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어빙 로젠펠드(크리스찬 베일)’는 유리창을 만드는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유리창을 깨고 다니는 일을 저지른다. 어빙은 남의 것을 해쳐 자신의 몫을 챙기는 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고, 이러한 기질은 그를 꽤 성공한 사업가로 만들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빙은 파티에서 만난 시드니(에이미 아담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은 공모하여 사기를 저지르는 사업 파트너가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기행각은 FBI요원 다마소(브레들리 쿠퍼)에게 덜미를 잡히고, 4명의 금융범죄자를 잡게 도와주면 그들을 석방시켜준다는 다마소의 거래를 어빙은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빙의 생각과는 달리 형사는 거물 정치인과 마피아를 일에 끌어들이게 되면서 어빙이 감당 할 수 있는 일의 범주를 뛰어넘게 된다. 과연 어빙은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그가 꿈꾸는 거짓 없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사기극

이 영화를 보통의 유쾌한 사기극을 보기위해 찾았다면, 실망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홍길동같이 천부적인 능력을 지닌 의적도 아닐뿐더러 오션스 일레븐처럼 화려한 범죄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의 주인공들은 타인의 절박함을 이용해 500만원 남짓의 사기를 치는 이른바 사회의 소악당 정도의 인물들이다. 영화는 이러한 소악당에게 시련을 부여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FBI요원 다마소는 어빙과 시드니에게 4명의 금융범죄자를 잡아주면 석방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거래와는 달리 다마소의 욕심은 금융범죄자가 아닌 정치인과 마피아까지 끌어들이며 어빙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영화의 주된 스릴은 어빙의 스트레스상황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유쾌한 사기극보다는 어빙의 스트레스 드라마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중심이 이 되지 않는 점도 신선한 점이다. ‘에 대한 집착을 먹이로 성장한 장르가 사기극이라는 데 반해, 이 영화의 주요 요소는 사기임에도 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면은 돈에서 나오는 쾌락보다는 관계의 드라마에 더 집중하게 만들며 영화의 풍부한 감정선을 만들어준다.

영화는 사기극에서 드라마로 이완된다. 그렇다면 영화의 드라마는 어떤 감성적 호소에 집중하는가?

 

진실

이 영화는 사기꾼들의 거짓말 퍼레이드 인데 반해 사기꾼들이 쫓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실이다. 하지만 진실은 사기꾼들에게 꽤나 치명적이다.

영화의 모든 부분은 사기 그리고 진실이 주는 파국의 반복이다. 영화는 모든 부분을 이용해서 거짓말이 밝혀질 때의 충격을 관객에게 까지 전달하려 노력한다. 영화의 맨 처음 어빙과 시드니가 우연히 만나 낭만적인 연애를 할 때까지는 그들의 관계는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일언반구 없었던 어빙의 결혼사실이 나타나자 모든 상황은 격변한다. 이러한 사실에 충격을 받는 것은 등장인물뿐만이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숨을 삼키게 되는 것은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영화는 연출을 통해 어빙의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 나마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영화는 진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달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의 해소방법은 무엇인가?

이 영화의 꽤나 많이 등장하는 요소 중 하나는 성적욕구이다. 작중 시드니는 가슴께와 등이 많이 파인 드레스로 성적 매력을 어필한다. 이러한 성적어필은 그저 소모에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진실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장치로 이용하려 한다. 어빙의 마음을 확인한 시드니는 그에게 몸을 허락한다. 하지만 어빙의 결혼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는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그리고 형사 다마소의 구애에는 분명한 성적 어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인다. 이 영화는 성행위는 진실에 확인하는 하나의 열쇠가 되지만 모든 상황을 해소할 만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이 이 모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의 모든 스트레스를 뒤집는 것은 어빙의 인내심이다. 어빙의 인내심은 모든 요소를 침착하게 볼 수 있게 만들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뒤집는 한방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그의 인내심에도 한계점은 계속해서 오게 되는데, 영화는 어빙의 한계점을 심장병으로 묘사한다. 매번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한 순간 어빙은 약으로 버텨가며 계속해서 참아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한의 인내심은 모든 상황을 뒤집고야 만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던 영화의 결말은 꽤나 두루뭉술하다. 어빙의 순간의 재치가 만들어낸 분탕질로 모든 일들이 없어지고 난 뒤, 모든 인물들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갈 길을 가며 끝이 난다. 이러한 결말에 적잖이 실망했지만 영화적 판타지를 걷어내고 얻을 수 있는 해피엔딩의 마지노선이 이정도일 것이라는 생각도 하곤 한다.

 

중간에 이야기 했듯 이 영화는 사기극 보다는 스트레스 드라마에 가깝다. 어빙의 온갖 스트레스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다. 영화가 내놓은 해결책은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 하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이 스트레스 끝에 자결하는 결말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뒤숭숭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아주 일품이다. 고무줄 몸무게라는 별명을 가진 크리스찬 베일과 파란눈의 멋진 남자 브래들리 쿠퍼그리고 성적 매력을 과감히 발휘하는 에이미 아담스까지,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여도 비쥬얼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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