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캡틴 마블(Captain Marvel, 2019)-기억찾기 악당 페미니즘 by 리쿤

2019 3 10 캡틴 마블(Captain Marvel, 2019)


 

 세상의 문제는 너무 많다. 이런 저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우리들은 철학종교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해서 탄생하고 면역력을 키워가며 우리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다. 법률과 종교와 철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 ‘남녀차별’ ‘인종차별’ ‘세대 양극화 문제등등......, 규칙으로 규정지어 해결하기 애매한 문제들은 기존의 해결법으로는 도저히 접근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해결법으로 문화를 손에 들고 해결에 나선다.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답이 없는 멜랑꼴리를 반상위에 올려놓기 시작한 것이다.

 ‘캡틴 마블(Captain Marvel, 2019)’은 마블 히어로물 시리즈의 2019년 첫 번째 신작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블 히어로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어벤져스4’의 핵심인물로 밝혀진 캡틴 마블의 이야기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영화이다.

 

 ‘캡틴 마블(Captain Marvel, 2019)’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기억을 잃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여전사 비어스(브리 라슨)’는 외계 행성 할라의 군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수장 슈프림 인텔리전스는 우주를 침략하려는 외계종족 스크럴의 침공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들을 막으라는 지령을 비어스의 팀에게 전달한다. 비어스는 임무를 수행하려 스크럴이 침공했다는 행성으로 찾아가지만 되려 함정에 걸려 납치당하고, 그녀의 기억을 들여다보려던 스크럴의 시도에 의해 그녀의 기억의 단편들을 찾게 된다.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 뭔가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달은 비어스는 자신의 기억 속 지구로 향하게 되고, 모든 이들이 그녀의 기억의 편린에 따라 지구로 향하게 된다.

 

기억찾기

 영화는 초능력을 가진 여전사 비어스(브리 라슨)’의 악몽으로 시작한다. 끔찍한 악몽에서 일어난 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몸을 움직여 운동을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사람들의 느낌을 알 리 없는 우리들을 위해 영상은 환상으로 그녀의 기억의 단편들을 계속해서 비춘다. 기억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환상과 함께한다. ‘본 시리즈’ ‘마녀’ ‘럭키등 많은 영화들이 기억상실증을 표현하기 위해 환상이나 두통으로 그들의 기억의 편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캡틴 마블 또한 기억상실에 걸린 여전사 비어스를 표현하기 위해 두통과 환상을 썼고, 기억찾기 여행 특유의 클리셰 또한 그대로 이다.

 환상으로 그녀의 기억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 놓았으니, 영화는 그녀의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기억상실에 관한 최근 영화인 알리타: 배틀엔젤(2019)’가 폭력으로 기억을 찾는 여정으로 나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면, 캡틴 마블의 이야기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비어스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이 우주악당 스크럴의 중요한 정보임을 깨닫고 지구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정보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와 함께 자신의 기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러한 기억 찾기 여정은 많이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몇 가지의 단서를 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하나 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캡틴 마블 또한 착실하게 이러한 여정을 이어간다. 닉 퓨리와 함께 이런 저런 건물에 몰래 잠입해 정보를 알아내 하나 둘 밝혀지는 과거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볼거리다. 알리타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연스러운 기억 찾기 과정을 캡틴 마블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억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그러하듯 밝혀지지 않은 과거는 그 자체로 반전을 암시한다. 캡틴 마블 또한 모든 기억이 밝혀지는 순간, 그녀의 모든 것들이 뒤얽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부분, 그녀를 히어로로 만들어주기 위해 영화는 기억이 밝혀진 후의 그녀의 선택을 기다린다.

 

악역

 영화는 캡틴 마블의 여정을 쫒는다. 기억을 찾는 그녀의 여정에 우리가 집중하게 되는 이유는 그녀가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당당하고 능력 있는 성실하고 털털한 여성 캐릭터는 그 차제로도 매력적이지만,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그녀를 매력 있게 묘사하는데 기여한 탓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영화는 계속해서 캡틴 마블을 쫒으며 그녀의 매력을 어필한다. 캐릭터 영화에 캐릭터가 매력이 없다면 그것으로 꽝이지만, 영화는 주인공의 매력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다음은 그녀와 대적할 악역들의 차례이다. 감독은 어떻게 그녀와 대적할 인물들을 그려갔는가?

 매력적인 악역을 그려가는 것은 어찌 보면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처지에 공감 가는 인물혹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 주인공이 되듯, 악역 또한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자신을 그려나간다. 그래서 매력적인 악당을 만들기 위해선 악당을 묘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어스의 기억 찾기 여정에 이러한 시간은 할당 될 수 있을 것인가? 캡틴 마블은 이러한 면에서 제법 영리하게 빠져나간 듯 보인다. 주인공 비어스는 현재의 적 스크럴을 추적하는 와중에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그녀는 되찾은 기억 안에서 과거의 적 또한 깨닫게 되는 흐름으로 나아간다. ‘비어스의 기억 찾기 여정이 중심이 되면서 그녀를 대적할 인물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나가는 것이다. 비슷한 영화들이 가지는 뻔한 착륙지점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영리한 전개는 악당들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듯 보인다. 이후 히어로 영화 특유의 위트와 가벼움으로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려 하나, 악당들에 대한 의문이 남는 지점은 꽤나 명확해 보인다.

 영화는 히어로에 대적하는 악역을 만들려고 했으나, 제대로 설명되지 못하고 허술하게 남는다. 그리고 이렇게 무너진 한 축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할 캡틴 마블의 각성과 최후의 전투장면을 허무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이 영화의 마무리가 왠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매력적인 적의 부재가 아닌가 싶다.

 

페미니즘

 주인공 비어스를 연기한 배우 브리 라슨에 대한 잡음이 끊임없는 가운데, 영화와 함께 페미니즘 이슈 또한 큰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여성 히어로 단독 작품이 없었던 마블 히어로 시리즈에 여성 히어로 영화의 등장과 최근 들끓고 있는 페미니즘 이슈들이 들어와 섞이면서 이런 저런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캡틴 마블에는 패미니즘적 요소들이 눈에 띄었으나 영화를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의 전반을 끌어나가는 활약을 하는 것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여성 파일럿, 과학자, 전사 등 많은 여성들이 당당하게 활약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억지 젠더이슈로 비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능력대로 주어진 역할들이기 때문이다. 파일럿이 필요한 자리에 파일럿이 있었기에 활약할 수 있었고, 머리 좋은 과학자가 연구했기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그녀들의 능력에 따라 대우받은 것이다. 이러한 정당함과 영화를 이루고 있는 배경 1990년대의 여성들의 시대상이 맞물려 괜찮은 분위기의 페미니즘 영상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디즈니 영화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떠오른다. 출연진들이 나와서 엉망진창의 미션을 우당탕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린 시절의 내 낙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예능을 이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무한도전 또한 이러한 대세에 편승했던 적이 기억난다. 많은 작가들의 노력 덕분에 재미있게 풀어나갔지만, 이전의 철없이 뛰노는 그들은 아니었던 지라 조금 낯 설은 느낌이 있었다. 지금의 디즈니 또한 무한도전의 절차를 비슷하게 밟고 있지 않나 싶다. 문화로 무언가를 교화하기 위해, 자신의 매력을 어느 정도 깎아먹는 느낌이다. 이제 오래 달려온 시리즈의 대단원을 내리는 시기이니 만큼 이런 저런 걱정을 덜어내고 이야기 본연의 재미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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