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1 강철비 영화

2018 1 8 강철비.

 

한국전쟁 그 다음세대의 간첩영화

 

 나는 전쟁세대가 아니다. 내가 어릴 때에도 비행기는 하늘을 날았으며, 외제차가 도로를 달렸고, 집에는 컴퓨터가 있어서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이런 나에게 전쟁은 그저 역사책 속 흑백사진 같은 것 이었다. 나에게 전쟁은 너무 먼 이야기이다.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전쟁 이라는 소재는 나에게는 클리셰 덩어리이자, 뻔한 감성극 혹은 어느 한쪽을 폄하하거나 우상시시키려는 소재로서 많이 쓰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클리셰 덩어리의 영화들은 평작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전쟁의 다양성이나 다른 시선을 보여준 영화들은 성공했다. 장훈 감독의 고지전(2011)’ 천성일 감독의 서부전선(2015)’ 이 좋은 예일 것이다.

 

 영화 강철비또한 남북의 첩보 전쟁영화 이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북한에서 특수요원을 하고 있는 엄철우(정우성)은 쿠데타를 제압하는 비밀임무 중에 북한1(김정은)의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북한1호를 탈출시켜 남한으로 몰래 내려오게 되고, 남한에서 청와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곽철우(곽도원)과 만나 북한의 쿠데타를 진정시키는 내용이다.

 

 이야기만 보면 여느 첩보 전쟁영화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면목은 사건과 별개로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엄철우와 박철우의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북한은 핵공격으로 계속 협박하고 있고, 미국은 핵 선제공격을 하자고 한다. 그리고 북한1호를 암살하려 하는 암살자들과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 그럼에도 박철우와 엄철우의 대화는 살갑기만 하다. 중요한 임무 중에 밥을 먹고 가는 상사들을 뒷담하고, 서로의 가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아픈 엄철우를 걱정하고 오래 살라고 말하는 박철우가 있었다. 내가 본 첩보영화들의 공통된 특징은 엄중함이었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일이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무거운게 당연했다. 하지만 강철비에서 두 철우는 국가의 명운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맡은 직책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을 하는 것이었다. 케케묵은 증오들을 꺼내 서로를 혐오하기에는 공감할 수 없는 세대인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다음세대의 첩보 전쟁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이 휴전된지 60년이 넘었다. 이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인 것이다. 구전되어지는 묵은 증오는 희석되어가고 국가는 다르지만 누군가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은 것이다. 나는 뭔지 모를 것에 피 흘리고 아파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