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글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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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17 덩케르크 영화

2017 8 17 덩케르크

 

육지에서 7, 바다에서 하루, 하늘에서 한 시간. 덩케르크의 시간은 기괴하게 움직인다. 기괴하다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칭찬이다. 이 영화가 나에게 보여준 시간은 뒤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엉켜있지만 조형미를 갖춘, 현대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나도 나름 영상을 공부하는 사람이기에, 여러 독특한 연출가들을 눈여겨본다. 위플레쉬의 데미안 챠젤레감독이 나에게 주었던 강렬함이나,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감독이 보여준 촬영의 극한은 그 감독만의 오리지날리티로 자리잡아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덩케르크 또한 다크나이트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작품이다. 그의 아날로그에 대한 고집은 유명하기에 말로 할 것도 없고, 묵직한 음악과 영상 호흡의 치밀함 또한 그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덩케르크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지휘가 눈에 보일만큼 강렬한 영화이다. 거의 무성영화에 가까울 정도의 대사량, 조용하게 상황을 눌러오는 사운드, 시간을 비틀어 놓은 연출,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만의 오리지날리티를 덩케르크에서 완성한 듯 보였다.

 

덩케르크에 대한 이야기를 열심히 풀어보고 싶지만 혀끝에서 맴도는 단어는 기묘함이나 기괴함같은 단어들 뿐, 이제와서 생각나는 것들이 많지 않다. 덩케르크에 대한 이야기는 더 깊게 생각하고 분석한 후 써보고 싶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그리고 슈퍼배드3 2017 8 16 영화

군함도 택시운전사 그리고 슈퍼배드3 (2017 8 16)

 

 최근에 일이 너무 많다. 이것저것 손대는 것도 아닌데, 몇 개 없는 일이지만 제대로 전력을 다해서 해 주려 하니 일이 점점 늘어난다. 바쁜 와중에도 유행이 되고 있는 영화 몇 편 정도는 챙겨 보았는데. 이번에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그리고 슈퍼배드3편에 관한 짤막한 글을 써보려 한다.

 

 솔직히 3편의 영화 모두 그냥저냥 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들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 또한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는 미술과 연출은 정말 일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바다위의 감옥인 군함도의 폐쇠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고, 마지막 전쟁 시퀀스도 훌륭했다. 하지만 군함도의 멋진 미술을 시나리오는 확실히 받쳐주지 못하는 듯싶었다. 어쩌면 게으르다고 생각되고 다르게 보면 통일성 획득을 위한 처치 일 수 도 있는데. 한국인의 다양한 인간군상에 반해 일본인은 너무 획일적인 모습을 보인다. 내가 이야기를 쓸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이것에 따라 이야기의 개성이 나오는데, 군함도에서는 한국인을 묘사할 때에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시련에 대해 이야기하는 반면, 일본인은 그저 한국인을 혐오하고 억압하는 존재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일본인에서도 다양한 인간상이 존재해 이야기를 깊이있게 풀어나갔다면 좋지 않았나 싶다.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5.18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그곳에 들어간 택시운전사와 외신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의 이모저모를 따져보고 본다면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에 많은 흥미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 5.18에 대한 이 영화만의 해석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5.18은 여러 영화에 이미 쓰인 소재이다. 최근에 개봉한 포크레인(2017)부터 화려한 휴가, 박하사탕 등 5.18에 대한 영화는 여럿 존재하고, 그 아픈 상처 또한 공감해 왔다. 그러하다면, 같은 재료로 다른 맛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 쉐프의 역할이듯이 같은 소재로 다른 맛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면, 이 영화의 맛은 맛집이지만 이전과 다를 것 없는 맛의 음식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루미네이션 애니메이션의 슈퍼배드가 3편까지 이어졌다. 이번에는 주인공 그루의 동생이 합류하면서 더욱 이야기가 풍성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유니콘 대신 염소를 얻은 아그네스처럼 맥빠지는 결과만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주목받는 인물은 매력적으로 묘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노의 질주의 도미닉 드레도가 초월적인 멋짐을 보여주고, 반지의 제왕에서 샘 감지가 주인공 옆에서 멋진 활약을 하듯이, 그루의 동생도 2편에서 새로 등장한 루시만큼의 매력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의 기행은 보는 내내 짜증을 유발했으며, 그루 또한 그 옆에서 해매이기만 한다.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였던 미니언 또한 그루와의 마찰로 인해 영화의 중심에서 빠르게 빠져나간다. 여러모로 총제적 난국이었지만 볼 거리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 1편의 큰 줄기가 아버지가 되어가는 그루이고, 2편의 큰 줄기가 완전한 가족이 되는 그루의 이야기 었다면, 3편의 큰 줄기는 동생을 찾고 직업에 시달리는 그루와 어머니가 되고 싶은 루시였다고 생각한다. 그루의 동생이 매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그루와 동생의 이야기가 침몰하였지만, 루시의 이야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머니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고 허둥대는 루시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유니콘 대신 염소를 얻었지만 만족하는 아그네스처럼 루시 또한 완전하진 않지만 3편이 끝날 무렵 그녀들의 어머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슈퍼배드3의 가장 매력적인 인물을 뽑으라면 단연코 루시였다고 말 할 것이다.

 

 글을 좀 많이 쓰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블로그이지만, 이것저것 핑계대면서 관리를 소홀이 한 것 같다. 좀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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