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2018년 그리고 2019년 추석 한국영화 보고서 by 리쿤

2019 9 9 2018년 추석 그리고 2019년 추석, 한국영화 보고서

 

 한국의 대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로, 누군가에겐 짧은 휴식시간이 될 추석은 극장가의 대목이다. 그리고 이러한 짧은 휴가철에 맞춰 극장가는 관객을 끌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경쟁은 당연히 재미있는 영화들을 영화관에 올려 사람들을 유혹함에 있으니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신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2018년의 추석 5’라 불렀던 한국영화와 올해 추석시즌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2018년 추석 5’

 

 내가 2018년의 추석시즌 영화에 굳이 5’라 붙인 이유는 CGV에서 했었던 이벤트의 영향이 크다. 5편의 한국영화중 3편을 보면 영화표를 한 장 무료로 주고, 5편을 모두 본다면 영화표를 무려 5장을 주는 파격적인 이벤트였다. 영화 값도 만만치 않은 세상이라 이런 이벤트는 굉장히 반갑다. 하지만 나는 파격적인 이벤트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편 밖에 보지 않았다.

 

1. 안시성(THE GREAT BATTLE, 2017)

 

 첫 번째는 안시성(THE GREAT BATTLE, 2017)’이다. 양만춘과 당태종의 안시성전투를 그리는 안시성(THE GREAT BATTLE, 2017)’양만춘역할에 조인성’ ‘이세민역할에 박성웅이 출현하였고, 2018년 시즌 한국영화 빅5중 가장 많은 제작비를 사용한 영화이다.

 출연 배우들도 괜찮고, 안시성전투라는 소재도 나름 신선하니,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한다. 하지만 그 뿐이다. 사실 안시성 전투가 역사서에 많은 것이 기록되지 않은 전투이다 보니, 많은 공백을 상상력으로 채워 드라마를 만들고, 드라마를 이끌어 나갈 양만춘과 부하들의 캐릭터를 개성 있게 짜깁기해서 소소한 재미까지 챙기려 했으나, 전쟁이든 드라마든 어느 한 쪽에 집중하지 못하니 모든 사건들이 무게를 가지지 못하고 휘발되어버렸다. 그나마 볼만한 것은 액션이다. 양만춘의 부하들이 다채로운 무기를 들고 무협영화와 같이 적을 쓸어버리는 액션은 나름 만족스럽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다지.......


안시성(THE GREAT BATTLE, 2017)영화 리뷰 : http://rikun832.egloos.com/6395046

 

2. 명당(明堂, FENGSHUI, 2017)

 

 내가 2018년 추석 시즌에 본 영화 두 편 중 하나는 가족들과 함께 본 안시성(THE GREAT BATTLE, 2017)’이었고 나머지 한편은 바로 이 영화였다. 그리고 나는 감히 이 영화가 2018 추석시즌 빅5중에 최악의 영화였다고 단언한다.

 ‘명당(明堂, FENGSHUI, 2017)’의 이야기는 마치 관상(The Face Reader, 2013)’을 연상하게 한다. ‘관상(The Face Reader, 2013)’이 관상쟁이가 궁궐로 들어가 내부 암투에 개입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그려나간다면, 같은 구조로 명당(明堂, FENGSHUI, 2017)’은 풍수지리를 이용하여 궁궐의 내부 암투를 그려나간다. 시놉시스부터 비슷한 면이 느껴지니 관상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모습을 원해 명당을 보거 갔으리라 생각하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관상(The Face Reader, 2013)’에서 관상을 본다는 요소는 사건을 관찰하는 도구일 뿐이지 역사에 깊이 개입하지 않은 채 진행되어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명당(明堂, FENGSHUI, 2017)’은 계속해서 풍수지리와 명당자리에 집착해서 이야기를 방해하며, 명당자리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인물들에게 어떠한 공감이나 몰입도 얻기 힘들었다. 히스테릭한 명당자리 집착은 영화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계속되며, 재미는커녕 머리만 아픈 영화였다.

 

3. 물괴(Monstrum, 2018)

 

 영화 물괴(Monstrum, 2018)’는 조선 괴수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영화이다. 역병을 몰고 다니는 괴물이 나타나 조선을 공포에 떨게 하자, 중종은 괴물에 대한 진상을 파해치며 일어나는 일화를 그린다. 요즘은 사극에 좀비도 나오고, 괴물도 나오고, 시간여행도 하며 여러 가지 판타지 요소들을 섞어 다채로운 사극을 만든다. 물론 이러한 시도들이 항상 성공적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긴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경직되어있는 사극이라는 장르가 판타지를 만나게 되면 좀 더 유연해지면서 보기 편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물괴(Monstrum, 2018)’도 마찬가지로 판타지로 사극을 유화시킨다.

 판타지로 한층 부드러워진 사극은 접근성이 좋아지며 관람객의 발길을 끌기에 나쁘지 않은 포인트였다. 하지만 괴수영화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조금 아쉬웠다고 생각한다. 이제와서 괴수영화가 신기한 세상은 아니니 말이다.

 

4. 원더풀 고스트(THE SOUL-MATE, 2018)

 

 한국 영화판의 슈퍼 히어로 마동석주연의 영화 원더풀 고스트(THE SOUL-MATE, 2018)’는 대중이 마동석에게 바라는 캐릭터를 거의 완벽하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초적이지만 정의롭고 한편으로는 귀여운 마동석이라는 사람을 원더풀 고스트(THE SOUL-MATE, 2018)의 주인공 장수를 통해 거의 완벽하게 묘사한다. 마치 드웨인 존슨이 나오는 영화를 무작정 보러가듯 우리는 마동석이라는 사람에 홀려 이 영화를 쫓아 영화관으로 입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마동석이라는 사람이 주는 매력 그 이상을 찾지 못한다.

 ‘원더풀 고스트(THE SOUL-MATE, 2018)’장수(마동석)’와 사고로 유체이탈을 하게 된 경찰 태진의 투캅스이다. 이런 저런 일들로 협력관계가 된 두 사람은 그림으로 그린 듯이 힘은 장수에게 수사는 태진에게 맡겨지고 수사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 자체는 나름 재미있으나 문제는 이야기의 구성이 아주 단순한 권선징악에서 멈춰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리셰 덩어리인 이 영화의 이야기는 어떤 감동이나 감흥도 주지 못한 채 그저 마동석의 캐릭터만을 남기고 끝이 나고 만다.

 

5. 협상(THE NEGOTIATION, 2018)

 

 직업의 세계란 넓고 신비로운 것이라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직업들이 천지에 널려있을뿐더러, 설령 알고 있다 한들 어떻게 해야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천지이다. 그래서 몇몇 특수한 직업들은 영화의 소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영화 협상(THE NEGOTIATION, 2018)’협상가라는 특수한 직업을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협상(THE NEGOTIATION, 2018)’의 이야기는 국제 범죄자 민태구(현빈)’와 경찰의 협상 전문가 하채윤(손예진)’12시간의 협상 테이블을 그린다. 협상이라는 요소 자체가 별다른 액션을 필요로 하지 않고 대화로만 진행되니 협상자리에서의 대화가 얼마나 긴장감 있는지가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 일 것이다. 그렇다면 협상(THE NEGOTIATION, 2018)’의 협상은 어떠한 요소들로 긴장감을 만들었는가?

 ‘테러라는 요소는 약자가 강자에게 폭력으로 호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강자가 약자와의 대화를 하지 않을 때, 약자는 비로소 모든 것을 걸고 이빨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영화의 민태구는 내가 생각하는 테러리스트의 전형과 같은 캐릭터이다. 이빨을 드러냈지만 결국엔 약자인 것이다. 영화는 민태구가 왜 이빨을 드러냈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진실을 협상자리를 통해 나타낸다. 그리고 그 자리를 관객과 같은 시선에서 지켜보는 것이 협상관 하채윤이다. 드러날 진실이 명확하고, 하채윤의 시선을 통해 관객과의 호흡을 일치시키는 영화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흡입력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협상이라는 요소가 재미가 있으려면 논리적인 치밀함이 바탕이 되어야 할 터인데, 그저 감정에 호소하고 폭력으로 응대하는 것이 반복되며 설상가상으로 주변 사람들의 방해 또한 계속 반복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긴장감보다는 답답함이 앞서는 영화가 되어버린다. 협상이라는 요소가 가져야 할 논리적 치밀함을 영화적 허용으로 얼렁뚱땅 넘겨버려 아쉬운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명당보다야 좋았지.

 

2019 추석 한국영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들에 크게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번 추석 극장도 불안한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THE BAD GUYS: REIGN OF CHAOS, 2019’는 동명의 드라마 나쁜녀석들을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범죄자들을 모아 수사를 한다는 설정자체는 흔한 것이나, 드라마 나쁜녀석들의 강점은 캐릭터에 있었다. 강력한 조폭 두목 박웅철(마동석)’ 잔혹한 살수 정태수사이코페스 범죄자 이정문(박해진)’ 그리고 범죄자를 혐오하는 형사 오구탁(박상중)’까지 완벽한 한국식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만들어 이야기를 끌어가니 이야기와 설정이 다소 뻔하다 한들 캐릭터가 든든해서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쁜 녀석들: 더 무비THE BAD GUYS: REIGN OF CHAOS, 2019’는 이러한 드라마의 장점을 다시 살려 전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오구탁 반장박웅철을 다시 데려왔으나, 시놉시스에서부터 드라마에서 느껴졌던 독한 맛은 사라진 듯 보이니 불안할 수밖에.


 ‘타짜: 원 아이드 잭(Tazza: One Eyed Jack, 2019)’은 타짜들의 포커 판을 그린다고 한다. 타짜1편의 악역 짝귀의 아들이 주인공이라고 하며, 추락과 성장을 통한 타짜로의 성장을 그리니 만큼 명작이었던 타짜와의 연관이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저 더 큰 도박판으로 타짜(The War Of Flower, 2006)’를 넘기에는 항상 부족했었다. 과연 이번 작품은 어떠할지?


 

 ‘힘을 내요, 미스터 리(CHEER UP, MR. LEE, 2018)’는 오랜만에 코미디 연기로 돌아온 차승원의 작품이다. 2000년대 중반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선생 김봉두와 같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코미디 연기를 펼쳤던 그가 다시 코미디 연기로 돌아온다니, 올드팬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가운 것은 별개로 치더라도, 예전 맛집이 이전과 같은 그 맛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위의 두 영화보다 훨씬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상이 2018년과 2019년의 추석 시즌 한국영화 보고서이다. 2018 추석시즌이 지나서 시네21의 기사에는 한국 영화를 보는 것이 노동이라 느껴졌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명당을 보고 와서 머리가 아픈 나에게는 뼈저리게 공감 가는 말이었다. 이번년도 추석은 제발 노동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닌 여가로서 영화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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