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세븐(Seven, 1995)영화 리뷰-도시 본성 by 리쿤

2019 7 18 세븐(Seven, 1995)

 

 아주 고릿적부터 범죄는 끊이질 않았다. 살인, 강간, 강도, 마약 등등 중범죄는 인간의 역사와 항상 함께했다. 중범죄와 인간의 역사가 떨어지지 않으니 인간의 근원에 이러한 범죄가 근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결국은 사람 나름인 것이다. 우리는 범죄와 싸워야 할 것이지 사람이란 이유로 싸우기 시작하면 안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영화 세븐(Seven, 1995)’은 가톨릭에서 말하는 7개의 죄악과 7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죄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가 7개의 살인사건으로 말하고자 하는 죄악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영화 세븐(Seven, 1995)’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윌리엄 서머셋(모건 프리먼)은 퇴직이 예정되어있는 형사이다. 퇴직을 일주일 앞둔 서머셋에게 새로 부임 온 신참 형사 데이빗 밀스는 의욕만 앞서는 풋내기이다. 하지만 ‘7개의 대죄를 모티브로 한 기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조용히 퇴직을 준비하던 서머셋과 신참형사 밀스는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두 형사와 사건을 둘러싼 인간의 죄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시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형사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니 만큼 도시는 불안한 상태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영화의 도시의 불안은 의도적으로 과하게 보여 진다.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타락한 도시는 배트맨의 고담 시티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고담시티의 의로운 형사 고든이 있듯, ‘윌리엄 서머셋또한 도시의 정의를 상징한다. 하지만 서머셋이 고든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다는 것이다.

 ‘윌리엄 서머셋는 퇴직을 앞두고 있다.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찰서의 많은 사람들이 밀스에게 의지하지만 그의 퇴직의사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머셋는 퇴직을 만류하는 서장에 말에도 저는 이제 지쳐버렸어요라고 답하며 끝까지 퇴직을 원한다. 이러한 서머셋에게 후임 데이빗 밀스가 도착하고, 기묘한 연쇄살인사건이 시작되면서 서머셋의 경찰로서의 마지막 일주일이 시작된다.

 형사생활과 도시생활을 정리하려는 윌리엄 서머셋과 대칭되듯 데이빗 밀스는 새롭게 형사생활과 도시생활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상황은 정 반대이지만 그들이 겪는 사건은 같은 것이다. ‘7개의 대죄를 모티브로 한 연쇄살인사건 앞에서 두 형사는 범죄자를 잡는다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두 형사의 상황이 대칭되듯 사건을 다루는 두 형사의 모습 또한 대칭된다.

 두 사람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이다. 어둡고 고요하며 규칙적인 메트로놈 소리만이 울리는 윌리엄 서머셋의 집은 그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윌리엄 서머셋은 규칙적이고 치밀하게 사건을 수행하는 형사인 것이다. 그리고 따듯하고 밝아 보이는 집이지만 지하철의 울림 때문에 집 전체가 흔들리는 집에서 살고 있는 데이빗 밀스의 집 또한 밀스의 성향을 잘 표현한다. 데이빗 밀스는 열정적이고 정의롭지만 불안한 사람인 것이다. 두 사람의 반대되는 캐릭터는 여느 콤비 수사물에서도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치밀한 형사와 감정적인 형사의 우당탕탕 투캅스는 꽤나 정형화 되어있는 그림인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특정한 범인을 쫒기보다 도시의 불안을 집중하면서 사건의 행방을 기묘한 지점으로 이끈다.

 

본성

 영화에 등장하는 연쇄살인사건은 가톨릭의 ‘7개의 대죄에서 비롯한다. 교만, 탐욕, 질투, 분노, 성욕, 식탐, 나태에 해당하는 살인사건들이 일어난다. 인간의 본능에 기인한 요소들을 범죄에 사용함과 더불어 도시의 불안, 그리고 두 형사의 대칭적인 구조는 이 영화가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 하려 함을 넌지시 알린다. 과연 이 영화가 7개의 대죄로 이야기하고 싶은 인간은 본성은 무엇인가.

 수사는 계속 거듭된다. ‘7개의 대죄밖에 단서를 남기지 않는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은 성실한 수사에 의해 진행된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은 형사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잔인한 연쇄살인을 이어가던 범인은 갑작스레 나타난다. 완벽하게 그림자 안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범인은 한 발자국 만에 빛 속으로 들어오며 정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영화 내내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범인의 의도가 순식간에 밝혀진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드러난 영화의 최대 수수께끼는 꽤나 황당무계하다. 범인의 의도는 죄악이 넘쳐나는 도시에 경중을 울리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기에 실행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범인은 사이비 종교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도 영화는 마치 범인이 평범한 우리들 일 수 있다는 양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그가 잔인한 범죄 속에서 쾌락을 얻었다는 것을 말하는 순간 범인은 그저 사이코 살인마로 전락한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질문하고자 했던 영화는 사이코 살인마의 등장으로 의미를 점점 상실해간다.

 영화의 범인은 꽤나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담담하게 살인의 이유를 말하고 있는 범인을 보고 있으면 양들의 침묵(1991)’의 한니발 렉터가 생각나지만, 이러한 면모 또한 범인을 사이코 살인마의 이미지로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 영화는 결국 7개의 살인을 완성시키면서 인간의 죄악은 계속 될 것이며, 인간은 그것들에 영원히 맞서 싸워야 된다고 이야기하며 끝이 나지만, 사이코 살인마가 되어버린 범인 때문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미치광이의 헛소리가 되어버린다.

 

 영화의 구성은 꽤나 재미있었다. ‘을 통해 은유적으로 주인공들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두 형사가 서로 부딪히며 닮아가는 모습 그리고 7개의 대죄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별다른 액션이나 큰 감정적 서사 없이도 영화를 매력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범인의 싸이코로의 돌변은 이 영화의 의도와 충돌하면서 아쉬운 결말이 맺어져버렸다.

 수사물로서의 매력은 나름 확실한 작품이니 만큼, 양들이 침묵같은 스릴러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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